Milano Design Week 2025 - 03_Crossover
패션 하우스의 사적인 건축 - Salone del Mobile.Milano 2025

2025년 살로네 델 모빌레 밀라노(Salone del Mobile.Milano) 기간 동안, 패션 하우스들은 공간과 오브제를 새로운 표현의 매체로 삼아
각자의 미감과 태도를 입체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전통적인 의류 브랜드의 범주를 넘어, 디자인 언어로 브랜드 철학을 전하려는 이들의 시도는 올해 퓨오리살로네(Fuorisalone)에서 또 하나의 유의미한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Louis Vuitton, Dior, Brioni, Gucci, Saint Laurent 등 굵직한 하우스들은 설치미술, 제품 디자인, 건축적 연출을 넘나들며 각자의 시선과 감각이 담긴 전시를 선보였고, 그 안에는 물성과 형태를 넘어 브랜드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디자인과 패션, 그리고 공간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든 그들의 ‘확장된 언어’는 퓨오리살로네의 자유로운 형식 안에서 디자인 위크의 스펙트럼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Brioni & Lalique
브리오니(Brioni)와 라리끄(Lalique)는 이번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 두알릿 크리스탈 에디션 퍼퓸 Dualité, Crystal Edition Perfume이라는 협업 향수를 선보였습니다. 이 향수는 조각처럼 정교하게 깎인 유리 병 속에 담긴 오브제이자, 마스터 조향사 미셸 알마이락(Michel Almairac)이 조향한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향으로, 앰버의 따뜻함, 그린애플의 상큼함, 바이올렛과 아이리스 버터의 파우더리한 꽃 향이 조화를 이루며 ‘땅과 공기의 이중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밀라노 현장에서는 알라바스터 케이스에 담긴 한정판 18병이 공개되었으며, 각 병에는 고유한 서명이 새겨져있습니다.

Dior
디올(Dior)은 디자이너 샘 바론(Sam Baron)과 협업하여 대형 유리 화병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디올 메종의 '자연에 대한 찬가(Ode à la nature)' 컬렉션의 연장선에 있는 시리즈로, 이탈리아 전통 입으로 불어 만드는 글라스 기법을 사용하여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약 1미터에 달하는 높이의 이 화병들은 총 8점 한정 제작되었으며, 나뭇가지, 꽃, 잎 등 자연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고, 동시에 오리지널 미스 디올(Miss Dior) 향수병의 실루엣을 연상시키는 조형미도 갖추고 있습니다.

Gucci
구찌(Gucci)는 이번 퓨오리살로네(Fuorisalone) 기간 중 뱀부 인카운터 Bamboo Encounters라는 전시를 통해 브랜드 역사 속 ‘대나무’ 소재의 상징성과 그것이 지닌 조형 언어를 재조명했습니다. 이 전시는 밀라노의 16세기 수도원 회랑인 Chiostri di San Simpliciano에서 열렸으며, 큐레이션은 2050+와 그 설립자 이폴리토 페스텔리니 라파렐리(Ippolito Pestellini Laparelli)가 맡았습니다.
참여 작가 중에는 팔레스타인 예술가 디마 스루지(Dima Srouji)가 있었으며, 그는 대나무 바구니 위에 수제 유리를 결합한 오브제를 전시했습니다. 또한 카이트 클럽 Kite Club은 전통적인 연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설치작품을 선보이며 대나무가 지닌 ‘가볍지만 구조적인’ 재료 특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냈습니다.

Issey Miyake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는 지속해오던 프로젝트 APOC (A Piece of Cloth)의 연장선으로 스위스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atelier oï와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의 조명 브랜드 앰비언텍 Ambientec과 공동 개발한 포터블 조명 시리즈 O Series가 첫선을 보였으며, 꽃다발의 제스처를 연상케 하는 따뜻하고 유연한 형태가 특징입니다. 또한, 모듈형 와이어 구조로 실루엣을 잡고, 무봉제 니트 원단으로 만들어진 조명갓 A Series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협업은 옷감의 개념을 빛의 오브제로 확장하는 시도로, 패션과 조명 디자인의 새로운 경계를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Loewe
국내에서도 공예미술상 처럼 디자인과 공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던 로에베(Loewe)는 팔라초 치테리오(Palazzo Citterio)에서 찻주전자(Teapot)라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25명의 아티스트, 디자이너, 건축가들이 참여하여 재료와 형식을 자유롭게 해석한 티포트들을 선보였으며, 참여 작가에는 첸 민(Chen Min),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토마소 코르비-모라(Tommaso Corvi-Mora), 로즈마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 에드먼드 드 월(Edmund de Waal), 로즈 와일리(Rose Wylie)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는 자기, 도자기 같은 전통적 재료부터 실험적 재료까지 폭넓게 다뤘으며, 로에베의 홈웨어 라인(티코지, 티 캔들, 코스터, 티 캐디, 블렌딩 티 'Fiori e Sapori')도 함께 전시되어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확장을 한눈에 보여주는 기획이었습니다.

Loro Piana x Dimoremilano
로로 피아나(Loro Piana)는 디모레밀라노(Dimoremilano)와 협업하여 La Prima Notte di Quiete(고요한 첫 밤)이라는 몰입형 설치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는 현실과 영화적 상상 사이의 경계를 주제로 하며, 로로 피아나의 밀라노 본사에 위치한 Cortile della Seta 안에서 펼쳐졌습니다.
관람객은 빈티지 영화관 로비를 연상시키는 커튼을 지나, 완전히 연출된 ‘로로 피아나의 집’ 내부로 들어서게 됩니다. 각 방은 디모레밀라노가 디자인한 새로운 가구들과, 로로 피아나 인테리어 텍스타일로 제작된 기존 컬렉션의 조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살치 & 모란(Emiliano Salci와 Britt Moran)이 디자인한 신규 가구로는 콰로나 Quarona 푸프와 커피 테이블, 발세시아 Valsesia 오벌 테이블, 바라로 Varallo 원형 침대, 벨벳 소재의 트리베로 Trivero 암체어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Louis Vuitton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2025년을 기점으로 공식적인 홈 컬렉션(Home Collection) 런칭을 발표했습니다. 가구, 조명, 텍스타일, 테이블웨어, 게임용 오브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디자인 제품군이 포함되어 있으며, 밀라노 Palazzo Serbelloni에서의 전시를 통해 이를 공개했습니다.
주요 전시에는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와 스튜디오 캄파나(Estúdio Campana)의 Objets Nomades 시리즈가 포함되었고, 그래픽 아티스트 포르투나토 데페로(Fortunato Depero)와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을 오마주한 새로운 텍스타일 및 테이블웨어 디자인도 선보였습니다.

Saint Laurent
생로랑(Saint Laurent)은 살로네 델 모빌레 기간 중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을 기리는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1943년부터 1967년 사이 그녀가 스케치하거나 프로토타입으로 남겨놓은 여러 유니크한 작품들이 이번에 복원되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66년 일본 대사관을 위해 제작된 벤치(banquette), 남편 자크 마르탱을 위한 맞춤형 리우데자네이루 책장, 생전에 실현되지 못했던 Table Mille-Feuilles, 오직 드로잉으로만 남아 있던 개인 암체어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는 샤를로트 페리앙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의 열렬한 수집가였던 이브 생 로랑의 디자인 애정을 재조명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Milano Design Week 2025 - 03_Crossover
패션 하우스의 사적인 건축 - Salone del Mobile.Milano 2025
2025년 살로네 델 모빌레 밀라노(Salone del Mobile.Milano) 기간 동안, 패션 하우스들은 공간과 오브제를 새로운 표현의 매체로 삼아
각자의 미감과 태도를 입체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전통적인 의류 브랜드의 범주를 넘어, 디자인 언어로 브랜드 철학을 전하려는 이들의 시도는 올해 퓨오리살로네(Fuorisalone)에서 또 하나의 유의미한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Louis Vuitton, Dior, Brioni, Gucci, Saint Laurent 등 굵직한 하우스들은 설치미술, 제품 디자인, 건축적 연출을 넘나들며 각자의 시선과 감각이 담긴 전시를 선보였고, 그 안에는 물성과 형태를 넘어 브랜드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디자인과 패션, 그리고 공간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든 그들의 ‘확장된 언어’는 퓨오리살로네의 자유로운 형식 안에서 디자인 위크의 스펙트럼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브리오니(Brioni)와 라리끄(Lalique)는 이번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 두알릿 크리스탈 에디션 퍼퓸 Dualité, Crystal Edition Perfume이라는 협업 향수를 선보였습니다. 이 향수는 조각처럼 정교하게 깎인 유리 병 속에 담긴 오브제이자, 마스터 조향사 미셸 알마이락(Michel Almairac)이 조향한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향으로, 앰버의 따뜻함, 그린애플의 상큼함, 바이올렛과 아이리스 버터의 파우더리한 꽃 향이 조화를 이루며 ‘땅과 공기의 이중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밀라노 현장에서는 알라바스터 케이스에 담긴 한정판 18병이 공개되었으며, 각 병에는 고유한 서명이 새겨져있습니다.
Dior
디올(Dior)은 디자이너 샘 바론(Sam Baron)과 협업하여 대형 유리 화병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디올 메종의 '자연에 대한 찬가(Ode à la nature)' 컬렉션의 연장선에 있는 시리즈로, 이탈리아 전통 입으로 불어 만드는 글라스 기법을 사용하여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약 1미터에 달하는 높이의 이 화병들은 총 8점 한정 제작되었으며, 나뭇가지, 꽃, 잎 등 자연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고, 동시에 오리지널 미스 디올(Miss Dior) 향수병의 실루엣을 연상시키는 조형미도 갖추고 있습니다.
Gucci
구찌(Gucci)는 이번 퓨오리살로네(Fuorisalone) 기간 중 뱀부 인카운터 Bamboo Encounters라는 전시를 통해 브랜드 역사 속 ‘대나무’ 소재의 상징성과 그것이 지닌 조형 언어를 재조명했습니다. 이 전시는 밀라노의 16세기 수도원 회랑인 Chiostri di San Simpliciano에서 열렸으며, 큐레이션은 2050+와 그 설립자 이폴리토 페스텔리니 라파렐리(Ippolito Pestellini Laparelli)가 맡았습니다.
참여 작가 중에는 팔레스타인 예술가 디마 스루지(Dima Srouji)가 있었으며, 그는 대나무 바구니 위에 수제 유리를 결합한 오브제를 전시했습니다. 또한 카이트 클럽 Kite Club은 전통적인 연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설치작품을 선보이며 대나무가 지닌 ‘가볍지만 구조적인’ 재료 특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냈습니다.
Issey Miyake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는 지속해오던 프로젝트 APOC (A Piece of Cloth)의 연장선으로 스위스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atelier oï와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의 조명 브랜드 앰비언텍 Ambientec과 공동 개발한 포터블 조명 시리즈 O Series가 첫선을 보였으며, 꽃다발의 제스처를 연상케 하는 따뜻하고 유연한 형태가 특징입니다. 또한, 모듈형 와이어 구조로 실루엣을 잡고, 무봉제 니트 원단으로 만들어진 조명갓 A Series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협업은 옷감의 개념을 빛의 오브제로 확장하는 시도로, 패션과 조명 디자인의 새로운 경계를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Loewe
국내에서도 공예미술상 처럼 디자인과 공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던 로에베(Loewe)는 팔라초 치테리오(Palazzo Citterio)에서 찻주전자(Teapot)라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25명의 아티스트, 디자이너, 건축가들이 참여하여 재료와 형식을 자유롭게 해석한 티포트들을 선보였으며, 참여 작가에는 첸 민(Chen Min),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토마소 코르비-모라(Tommaso Corvi-Mora), 로즈마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 에드먼드 드 월(Edmund de Waal), 로즈 와일리(Rose Wylie)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는 자기, 도자기 같은 전통적 재료부터 실험적 재료까지 폭넓게 다뤘으며, 로에베의 홈웨어 라인(티코지, 티 캔들, 코스터, 티 캐디, 블렌딩 티 'Fiori e Sapori')도 함께 전시되어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확장을 한눈에 보여주는 기획이었습니다.
Loro Piana x Dimoremilano
로로 피아나(Loro Piana)는 디모레밀라노(Dimoremilano)와 협업하여 La Prima Notte di Quiete(고요한 첫 밤)이라는 몰입형 설치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는 현실과 영화적 상상 사이의 경계를 주제로 하며, 로로 피아나의 밀라노 본사에 위치한 Cortile della Seta 안에서 펼쳐졌습니다.
관람객은 빈티지 영화관 로비를 연상시키는 커튼을 지나, 완전히 연출된 ‘로로 피아나의 집’ 내부로 들어서게 됩니다. 각 방은 디모레밀라노가 디자인한 새로운 가구들과, 로로 피아나 인테리어 텍스타일로 제작된 기존 컬렉션의 조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살치 & 모란(Emiliano Salci와 Britt Moran)이 디자인한 신규 가구로는 콰로나 Quarona 푸프와 커피 테이블, 발세시아 Valsesia 오벌 테이블, 바라로 Varallo 원형 침대, 벨벳 소재의 트리베로 Trivero 암체어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Louis Vuitton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2025년을 기점으로 공식적인 홈 컬렉션(Home Collection) 런칭을 발표했습니다. 가구, 조명, 텍스타일, 테이블웨어, 게임용 오브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디자인 제품군이 포함되어 있으며, 밀라노 Palazzo Serbelloni에서의 전시를 통해 이를 공개했습니다.
주요 전시에는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와 스튜디오 캄파나(Estúdio Campana)의 Objets Nomades 시리즈가 포함되었고, 그래픽 아티스트 포르투나토 데페로(Fortunato Depero)와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을 오마주한 새로운 텍스타일 및 테이블웨어 디자인도 선보였습니다.
Saint Laurent
생로랑(Saint Laurent)은 살로네 델 모빌레 기간 중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을 기리는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1943년부터 1967년 사이 그녀가 스케치하거나 프로토타입으로 남겨놓은 여러 유니크한 작품들이 이번에 복원되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66년 일본 대사관을 위해 제작된 벤치(banquette), 남편 자크 마르탱을 위한 맞춤형 리우데자네이루 책장, 생전에 실현되지 못했던 Table Mille-Feuilles, 오직 드로잉으로만 남아 있던 개인 암체어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는 샤를로트 페리앙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의 열렬한 수집가였던 이브 생 로랑의 디자인 애정을 재조명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